박물관에는 왜 두상조각이 많은가.
바티칸 박물관의 끼아라몬티 박물관(museo chiaramonti)에 가보면, 참으로 의미 없이 두상만 조각으로 만들어 놓은 작품들이 많다. 왜 사람들은 자기 얼굴을 만드는 데 이렇게도 집착했을까. 이들은 도대체 누구인가. 그리고 지금의 우리도 마찬가지다. 셀카 혹은 영어로는 selfie, 셀피라는 단어까지 만들어서 ‘나’를 남기려고 한다. 어떤 욕망이 그렇게도 얼굴을 남기는 행동을 이끌어 낸다는 말인가. 심지어 그렇게 남긴 ‘나’의 얼굴이 꽤나 괜찮아 보이면 그 모습을 전시하고 사랑하게 된다. 나르시즘의 완전체가 아닐까. 그렇지만 애초에 왜 우리는 나의 모습을 남기는 것일까. 인간은 언제나 기억되기를 원한다. 어떤 식으로든 다른 사람에게 기억되는 것이 인생 최고의 그리고 최후의 목적이다. 그게 아니라면..
2019.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