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8. 10. 20:24ㆍPensiero in Pensiero/일상
왜 사람들은 카페탐방을 할까?
여태까지 내린 결론은 1. 카페자체가 예술의 범위다. 일종의 오브제. 2. 개인과 공동체의 컨텐츠가 빈약하다.
카페 브랜드마다 타겟층은 다르다. 우리가 흔히 스타벅스를 오브제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스타벅스는 뭐랄까, 부동산의 부족으로 인한 대체공간 정도라고 해야할까. 부동산의 가치가 너무 높아 제대로 된 내 공간을 갖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스타벅스는 오피스이자, 독서실이자, 나의 방이다.
그러나 저기 골목길 어딘가에 위치한 개인 카페는 가서 가장 많이 하는게, 시그니처 음료를 마시고, 수다를 떨고, 사진을 찍고, 어떤 인테리어, 어떤 오나먼트를 썼는가 구경하는 일이다. 일종의 아름다움을 탐방하는 거랄까. 현대인은 미술관 대신 카페를 간다. 그러나 그 카페는 어느정도 인지도가 있어야하고, 남들에게 showoff를 할 수도 있는거여야 한다. 마치 루브르의 모나리자를 보고 인증샷을 남기는 것처럼.
두번째로는 나를 포함하여, 많은 사람들의 컨텐츠가 부족하다.
이것의 원인은... 교육에 있다고 해야하는데 너무 진부한 변명인 것 같다.
사람을 만나면 카페를 가는 것 외에는 할게 없다.
우리는 공원과 광장이 부족하고, 그 공간 내 사람들이 가용할 수 있는 공간도 부족하다. 먹고 마시는 것 외에 이야기 할 컨텐츠도 부족하다. 그래서 한 해 유행하는 것들을 살펴보면 경제가 얼마나 나쁜지도 가늠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먹을 거리가 주도하는 시기가 오는 이유는 비용이 집중 될 수 있는 것이 먹거리 밖에 없기 때문이다. 사회가 전반적으로 빈곤해서 앵겔지수가 높아질 수 밖에 없는거다.
공동체가 점차 빈약해진다. 이는 사람의 컨텐츠가 빈약해지기 때문이다. 나쁘다는 게 아니라, 아쉽다.
그래서 자꾸 먹거리만 떠오르는 것 같다. 물론, 고가의 웰빙(언제적 단어...)를 위한 식료품은 다른 이야기다. 타겟이 다르니까.
그러나 한 사람당 커피 3,000-10,000원의 비용에서는 컨텐츠의 부족이 맞다.(그래서 PC방도 같은 맥락이라 생각함)
저 금액으로 두세시간을 즐길 수 있는 컨텐츠를 만들어 내면, 좀 더 삶이 풍성해지지 않을까.
P.S. 그렇지만 나도 카페탐방이 좋다. 어쩔 수 없는 한국인인가...
이 글은 인별그램에 올린 글을 재편집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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