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을 기다리다 깨달음을 얻다
- 이탈리아에서는 새해를 맞이하는 카운트다운을 할 때, 불꽃놀이를 한다. 작년까지만 해도 나에게 크리스마스와 한 해의 마지막 날은 그저 휴일이거나, 혹은 평소와 다를 것 없는, 하지만 조금 시끄러운 그런 하루였다. 그러나 이번해는 조금 다르게 보낼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져, 남들은 매번 가는 불꽃놀이에 가기로 했다. 장소는 참 대단하게도 이천 년 전 로마인들이 전차 경기를 즐겨보던 전차 경기장, 치르코 막시모(Circo Massimo). 치르코 막시모는 크긴 하지만, 작년엔 거기서 불꽃을 보다 몇 명이 죽었다더라 라는 카더라 통신이 무섭기도 했고 불꽃이니 높이 쏘아 올릴테니 우리는 언덕에 올라가 보는 게 낫겠다는 생각에 자정 1시간 전부터 언덕에 올랐다. 그 언덕은 무려 이천 년 전 로마가 만들어진 캄피..
2020.0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