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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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로마] 트레비분수는 삼거리분수가 아니다.
이탈리아 로마에 가면 트레비분수(Fontana di Trevi)에 누구나 한 번쯤은 동전을 던진다. 첫번째 동전은 로마로 다시 오게 만든다고 하고, 두번째 동전은 사랑이 이뤄진다고 하고, 세번째 동전은 이별을 하게 된다고 해서 보통은 한 두개 정도의 동전을 사람들이 수도 없이 던진다. 그래서 일년에 이 분수에서 얻어지는 수입이 수억이라나, 수십억이라나. 물론 수익이 로마시로 편입되는 건 아니고, 바티칸에서 좋은데에다 쓴다니까 즐거운 마음으로 던지면 된다. 전적으로 내 생각에는 '개 뻥'인 것 같지만, 그래도 하고 나면 진짜 여행객이 된 것 만 같아서 즐겁긴 하다. 트레비분수 앞에 가면 정말 많은 사람들이 바글바글 한 걸 볼 수 있었는데, 지금은 코로나19로 인해 아주 한산하고, 쾌적한 환경이라고 한다. ..
2020.08.19 -
코로나19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모습
미국의 메트로폴리탄 오페라(The Metropolitan Opera)에서 모든 공연을 취소하면서 온라인으로 모든 공연을 무료로 공개했다. 그래서 매일 한국시간 11시 30분부터 20시간동안 작품을 감상할 수 있어, 방구석 오페라가 가능해졌다. 일주일 간의 무료체험 기간을 통해 지금 가장 좋아하는 마농 레스코를 듣고 있는데, 화질도 참 깨끗하고, 언젠가 MET에 가보고 싶은 마음이 점점 커진다. 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많은 사람들이 많은 시간 집에 머물게 되었다. 이탈리아는 집 밖으로 나오지 말라는 최후의 통첩을 날렸음에도 확진자와 사망자가 늘어가는 추세다. 유럽과 미국 역시도 각 국경의 폐쇄하고, 이 사태를 어떻게 타파해야 하는가에 대해서 논의 하고 있고, 그 와중에 우리나라는 초동대처도 이후의 프로세싱..
2020.03.20 -
박물관에는 왜 두상조각이 많은가.
바티칸 박물관의 끼아라몬티 박물관(museo chiaramonti)에 가보면, 참으로 의미 없이 두상만 조각으로 만들어 놓은 작품들이 많다. 왜 사람들은 자기 얼굴을 만드는 데 이렇게도 집착했을까. 이들은 도대체 누구인가. 그리고 지금의 우리도 마찬가지다. 셀카 혹은 영어로는 selfie, 셀피라는 단어까지 만들어서 ‘나’를 남기려고 한다. 어떤 욕망이 그렇게도 얼굴을 남기는 행동을 이끌어 낸다는 말인가. 심지어 그렇게 남긴 ‘나’의 얼굴이 꽤나 괜찮아 보이면 그 모습을 전시하고 사랑하게 된다. 나르시즘의 완전체가 아닐까. 그렇지만 애초에 왜 우리는 나의 모습을 남기는 것일까. 인간은 언제나 기억되기를 원한다. 어떤 식으로든 다른 사람에게 기억되는 것이 인생 최고의 그리고 최후의 목적이다. 그게 아니라면..
2019.08.28 -
어떻게 죽어갈 것인가.
어느 순간 입 밖으로 꺼낸 말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는 순간이 온다. 그냥 라디오처럼 쏟아내는 말이지만, 그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는 그 순간, 머리에 벼락이라도 맞은 듯 찌르르 전율이 온다. 사람은 인생의 변곡점을 여러번 갖는다. 그리고 그 변곡점을 찍는 연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크게 세 가지로 나눈다. 책, 예술, 여행. 즉 말하자면, 경험이다. 그것이 간접적이든 직접적이든 사람은 경험을 통해 발전한다. 퇴보라고 생각해도 그 안에 발전이 존재한다. 로마 베드로 대성당에 들어가면, 한 쪽 구석에 베르니니라고 하는 바로크 시대 조각가가 만든 알렉산데르 7세의 무덤이 있다. 알렉산데르 7세의 무덤에는 한 중간에 해골 하나가 모래시계를 들고 나오면서 죽음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시시각각 다가온다고 이야기..
2019.08.18